책 문구 겐지와 겐이치로
201511 책
오츠베리와 코끼리
” 코끼리를 기르는 건 피곤해. 이번에는 피곤하지 않은 놈이 좋겠어. 그리고 그렇게 크지 않은 놈. 내가 밖에 나가있을때는 분명하게 기다려주는 놈. 그리고 뭐라고 할까, 반응을 해주는 놈.”
..
“인간입니다. 그것도 분명하게 애완용으로.”
“뭐라고? 당신 가게, 그런 것까지 취급하는 거야?”
“잊으셨습니까? 이건 네트워크니까 가능한 일입니다. 다양한 니즈에 부응하도록 빈틈없이 펼쳐져 있기 때문에 네트워크라고 할수 있는 것이지요. ”
인간. 오츠베르는 아주 오래전에 다양한 여자와 살았던 시절의 일들을 생각했다. 어째서 좋게 풀리지 않았던가. 내가 나빴기 때문일까. 아니, 그 여자들은 애완용이 아니었기 때문이다. 오츠베르는 말했다.
“좀더 자세한 애기를 들었으면 좋겠는데?”
기아진영
바닥모를 예지의 섬광이 히로시를 습격했다.
고양이 사무소
“많고 자시고 죄다 독신이에요. 소장부터가 결혼했다는 식으로 말을 하지만 그거야 허세지요. 책상 위의 사진틀에 가족사진인지 뭔지 넣어서 꾸며놨죠? 그거 어딘가 고물상에서 사온 가짜예요. 그 사람은 아직 여자를 모른다는 의심이 들어요. 나는. 뭐, 겉으로는 다들 태평한 얼굴을 하고 있지만 내심으로는 과연 어떨지.”
“하지만 당신들은 모두 일자리를 가졌잖아요?”
“그야 그렇지만.”
“저어…..”
이상한 기분이었습니다. 마음속 깊은 곳에 걸려있던 안개가 일순 덕힌 듯한 마음이 들었던 것입니다. 하지만 그것은 아주 한순간의 일이었습니다.
주문 많은 요리점
이 부분이 굉장히 좋다.
|| 이 업계에 들어오기 전까지 사토는 소설이라고는 읽어본 적이 없었다. 아니, 소설뿐만이 아니다. 책이라고 생긴 건 읽어본 적이 없었다. 책을 읽는 습관이라는 게 없었다. 책을 읽는 건 인텔리나 하는 짓이라고 생각했다… (나도 그전에 그렇게 생각했었거는. 사토처럼.) 그게 아니지, 사토는 ‘인텔리’라는 말도 알지 못했으니… 그저 책을 읽는 건 머리가 좋은 놈이, 라고 할까 머리가 이상한 놈이 하는 짓이라고 생각했었다.
이부분도 표현이 재밌어.
|| 그리하여 사토는 감독 스즈키의 명령대로 황급히 책방으로 달려가 계산대 앞에서 “책주세요.”라고 말했다. 그 계산대의 여자는 예쁘고 금발이고 눈은 큼직하면서도 약간 처진 듯한 느낌이 또한 예쁘고,. 하지만 왠지 이미 유행이 다 지나간 ‘타레판다’ 귀걸이를 하고 있는지라 취향은 별로, 라고 생각했지만 아무튼 이런 여자가 여자친구라면 좋겠다고 사토는 생각했던 것인데, 곧바로 그 뒤에 서있던 뚱뚱하고 게다가 머리를 졸졸 땋아 내리고 터틀넥 스웨터로 살짝 목을 감추고 있는 여자가 앞으로 쑥 나서며 “어떤 책을 찾으세요?” 라고 물었다.
.. 사토는 돈을 냈고 그러고는 아쉬운 듯 계산대를 돌아보니 ‘금발’이 빙긋 웃어주어서 사토도 미소로 화답하자 이번에는 ‘머리 땋은 뚱보’마저 미소로 화답해오는지라 사토는 진짜로 소름이 쫘악 끼쳤던 것이다.
(아주.. 현실적이야. 효율적인 관점 하나 얻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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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건 개인적으로 웃겨서. 남겨 두겠다.
|| 저기, 너, 이름이 뭐야? 사토가 혼심의 힘을 다해 던진 질문에 널름 대답을 한 것은 ..
|| ‘금발’에게, 아니, 사나에에게 어디에 사느냐고 작은 소리로 물었더니 그걸 또 눈치도 빠르게 알아듣고 널름 대답을 한 것은 다시금 ‘머리 땋은 뚱보’ 쪽이었다. 야, 네가 무슨 사나에의 매니저라도 되느냐고.
” 이 뒤쪽 아파트야. 우리, 함께 살아. 그치, 사나에? 우리 서로 사랑하지? ”
그러자 ‘금발’은 부끄러운 듯 얼굴을 붉히며 고개를 꾸벅 끄덕였다. 아아, 귀엽다…. 라니, 지금 그런 말을 할때가 아니잖아!
“헉, 서로 사랑? 무슨 소리야, 그게?”
사토는 부르짓었다. 다시 도토루 가게 안에 있던 손님들이 일제히 돌아보았다. 그리고 사토는 가슴속으로 신음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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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토의 표현이 너무 재밌다..
|| 뭔가 서로 마음에 들었고 그러다가 피부과에서 돌아오는 길에 도토루에서 차를 마시게 되었어 ( 저런저런, 역시 도토루가 문제야! )
|| 아무튼 ‘아버지에게 당한’ 경험을 가진 두 여자는 그렇게 해서 급속히 가까워지게 되엇고, 그런 경험을 갖게 된 이유 속에는 ‘자아를 확립하는 데 실패한 나 자신’ 이라는 게 있었으며, 분명 집에 있으면 편하기도 하고 용돈도 받을수 있고 나중에는 싫더라도 집을 나오지 않을 수 없는 나이가 될 테니 우선 당장 꾹 참고(라고는 해도 특히 ‘금발’의 경우에는 그걸 그다지 싫어하지 않는 것처럼 들리는 게 영 기분 나빴다) 한동안 ‘당하면서’ 지내볼까 하는 생각도 했었지만 그래서는 인간이 못쓰게 되어버린다, 여기서는 굳은 각오를 하고 튀어보자! 라며 가출을 한 것까지는 좋았으나 먹고살기가 정말 힘들더라, 라고 ‘머리 땋은 뚱보’가 말했고 ‘금발’도 고개를 끄덕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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